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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이론편)

판매 본질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네 가지 노이즈

초보 셀러들이 장사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네 가지 노이즈

 초보 셀러들의 경우, 의례 창업에 앞서 뭔가를 단단히 '준비'할 생각을 합니다. 잘 모르는 분야에 처음 도전하다 보니, 뭔가 하나라도 미리 배우고 단단히 준비한 후에 사업을 시작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무엇을 배우고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초기 의사결정 단계에서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창업의 준비 과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좋은 선생님을 찾아 발품을 파는 건 얼마든지 긍정적인 태도이지만 문제는 이 선생님들을 온라인 상에서온라인상에서 찾는 데 있습니다. 매체의 특성상,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정보들의 특징은 그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 역시 짧은 시간 안에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내용보단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자극적인 정보들이어야 하고, 이 내용을 전달하는 강사들 역시, 경험과 인사이트가 풍부한 분들보단, 단순한 정보를 매력적인 언어로 포장해서 전달하는 스킬이 뛰어난 분들이 인기를 더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속 성장이 가능한 장사에 관한 내용보단 '한 달에 얼마 팔기'같이 흥행에 유리한 말초적인 정보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휩쓸리고 중독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정보들을 '노이즈'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있다면 이런 노이즈들 역시 배워두면 언젠가 장사에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마치 초기 암환자를 치료할 때,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서 병의 근원을 빠르게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진통제나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처럼 증상을 잠시 완화시켜 주는 '표면적인 역할'밖엔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지엽적이고 편향된 '노이즈'스러운 정보로만 장사를 시작한 셀러들의 대부분은 결국 지쳐서 사업을 그만두게 됩니다.

 

첫 번째 노이즈, '킵두잉(Keep doing)'입니다.

 'Keep Doing'이란 말은 언뜻 들으면 위로가 되고 좋은 말 같지만, 비즈니스에서 접목될 때는 독이 되는 태도입니다. 해당 사업의 핵심 역량을 확보한 이후에는 킵두잉, 킵러닝 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 결과가 참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방향 감각도 없어 무조건 시작해 보자, 일단 달려보자는 뜻입니다. 그래서 '킵두잉'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오는 말이 '달걀을 한 판에 담지 말라'는 개념입니다. 지금은 준비가 부족해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니까, '가급적이면 안전하게, 모험하지 말고 오래오래 업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 운이 따라 성공할 수 있다'란 뜻입니다. 온라인 커머스의 경우엔 팔 물건을 절대로 미리 정하지 말고 이것저것 되는 대로 팔아 보다가, 그중 잘 팔리는 상품이 생기면 거기에 올인하라는 뜻인데, 대부분 가랑비 옷 젓듯 시간과 자본만 서서히 낭비하다가, 역시 지쳐서 장사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또 자주 하시는 말씀이 '열정을 가져라, 끈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마라, 남들처럼 잘 잠 다 자고 어떻게 성공하나?'와 같은 일종의 심리적 자극을 주는 '구호'들입니다. 다 맞는 말들이지만 저는 이런 표현들은 장사의 방법을 가르치는 분들이 하실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사를 하는 ㄴ사람에게 '열정'과 '끈기'란 억지로 마음만 먹으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조건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결과물'입니다.

 

 실체 없는 '킵두잉' 같은 태도가 더 극단적으로 발전하면, 바야흐로 '당김의 법칙, 트랜서핑, 돈이 벌리는 마음가짐'같은 이야기들까지 나오게 됩니다.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마음가짐을 잘못 가져서 그렇다는 주장입니다. 또는 이와 정반대로 '소확행', '돈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한 행복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마인드 컨트롤 장르로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 노이즈, '치트키' 또는 '테크트리'등과 같은 용어를 쓰는 그룹입니다.

 오늘날 정말 많은 초보 셀러분들이 바로 이 노이즈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주로 경쟁 키워드 분석을 통해 '검색량은 많은데 셀러의 숫자가 적은' 니치 카테고리 상품을 공략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든지, 상위노출, 어뷰징, sns통합 마케팅 같은 용어들을 써가면서 '저자본으로 온라인 커머스 월 매출 얼마 만드는 방법' 같은 자극적인 슬로건을 내세우는 곳들이 바로 이런 부류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해킹 또는 편법입니다. 이것 역시 알아 두면 장사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지만,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사업의 어느 단계에서 사용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테크닉들은 어느 정도 일정궤도 이상에 오른 사업을 대상으로, 그 발전을 가속화시켜줄 때 쓰는 툴들이지 초기에 사업을 론칭시킬 때 필요한, '핵심 역량'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머스도 이런 방법들에만 의존하게 되면 내가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하는지, 즉 상품 선정의 기준이 시장 경쟁상황이나 내가 보유한 경쟁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가 손쉽게 파고 들어가 쉬운 시장의 빈틈을 찾는 데에만 국한되게 되고, 그런 조건만 맞으면 아무 상품이나 이것저것 계획 없이 팔게 됩니다. 그러다 혹시 매출이나 매출이익이 기대만큼 안 나오면, 이들은 전략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판매하는 상품 수를 더 늘리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닥치고 등록하라'는 '닥등'입니다.

 

세 번째 노이즈, '자동차 정비파'입니다.

 세상에는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개인들 사이에서 온라인 창업 붐이 크게 일어나다 보니, 과거에 유통이나 수입, 마케팅 분야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을 했던 전문가들이 여기저기에서 등장해, 초보 셀러들을 대상으로 창업 강의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동차 정비파'는 장사와 관련된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들을 낱낱이 알지 않은 상태에서 장사를 시작하면 마치 큰일이 날 것 같은, 위기감을 조성한다는 데 그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카테고리, 어떤 물건을 사 오느냐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에 앞서 물류, 통관, 인증, 관세 같은 지엽적인 공부에 시간을 더 쓰게 만들고, 어떻게 해야 경쟁력 있는 좋은 공장을 찾고 공장주와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기에 앞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의 현지 원천공장 찾는 방법, 가격 후려치는 방법 같은 부차적인 내용들에 더 관심을 갖게 합니다. 또 고객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원리를 가르치기보다는 상세페이지 잘 만드는 방법, 사진 잘 찍는 방법 같은, 꾸미는 데 관련된 내용들만 강조하면서, 마치 모든 성공의 배경에는 이런 마케팅 기법들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오해를 하게 만듭니다.

 

네 번째 노이즈, 여러분들을 장사의 본질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노이즈를 양산하는 그룹은 'MBA파'입니다.

 경영 전략, 차별화 전략, 블루오션 전략, 타게팅, 보랏빛소, 전략캔버스, 브랜드 불벼의 법칙, 러브마크 같은 마케팅 단어들로 포장된 도서, 강의들이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런 접근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시기성'입니다. 여러분도 인지하시겠지만,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진화합니다. 기업의 '작용'에 대해 반응하는 소비자들은 '반작용'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개념들, 학문들은 태생적으로 시기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그 유행의 사이클이 짧은 것입니다.

 

 아무리 한 시대를 꿰뚫었던, 통찰력 있는 마케팅 개념들도 몇 년이 지나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유통기간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 마케팅 이론을 주장하는 책이 책방에 깔려 대중들에게 판매되는 시점엔 이미 그 이론이 가진 희소성, 경쟁력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론은 소비자의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장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역량의 우월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바로 이 '핵심역량의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사에 필요한 진짜 공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잘하기 위한 정보를 배우는 것은 실제 장사의 세계에선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진짜 공부는 경쟁 관계 안에서 경쟁자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배우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우월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우월성은 다른 곳에 쌓는 것이 아니라 내 업의 핵심 본질이 뭔지를 찾아내서, 바로 그곳에서 우월성을 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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