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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빙 마인드] 생각중독에서 벗어나기

boram2150 2024. 6. 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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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걸려 넘어지다 : 생각 중독

내가 명상을 처음 배우던 시절의 수행법 중 하나는 호흡을 사물처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당시 수행의 목표는 마음이 이리저리 흘러 다니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호흡을 닻으로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수행의 지침은 간단했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이 떠나려고 하면 다시 데려오라. 배가 표류하기 시작하면 바닷속 깊은 바닥에 닻을 내리라.

내 안의 악마와 열심히 싸우는데, 아무리 기를 쓰고 덤벼도 생각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는 한 가지에 심하게 중독된 상태였다. 그것을 바로 '생각 중독' 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나만의 생각에 이끌리거나 사로잡힌 상태로 살았다. 나 자신에게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니 숱한 의문들이 풀렸다. 나는 매번 보상이 따랐던 행위를 멈추려고 애쓰고 있었다. 내 마음은 전속력으로 항해하는 커다란 배와 같았다. 배 뒤쪽에 실린 관성 때문에 닻을 내리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었다.

수축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사고 패턴에 사로잡힐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 몇 가지 단서를 제공한다. 스스로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우리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꽉 조여지고, 뭔가에 힘껏 붙들리고, 속박당하는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 실험을 한번 해보자. 예를 들어 흥분한 상태로 15분 동안 직장 동료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는데 동료가 손을 내저으면서 "에이, 그건 바보 같은 생각이야"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화를 끝내고 자리를 뜬 뒤에도, 몇 시간 내내 그 대화를 곰곰이 생각하게 될까? 그 불쾌한 대화가 일으킨 긴장 때문에 어깨가 뻐근함을 느끼며 퇴근하게 될까? 만약 그 기억을 털어내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고한 심리학자 수전 놀렌 혹스마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에 대해 반복적이고 수동적으로" 생각을 거듭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숙고형 반응'에 사로잡힐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한 탐구였다. 예컨대 위의 사례에서 당신의 아이디어가 바보 같다고 말한 동료에게 '숙고형'으로 반응한다면, 당신은 그것이 정말로 바보 같은 아이디어라는 걱정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나아가 당신의 아이디어는 죄다 형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평소 같으면 그런 말을 듣더라도 그냥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을 텐데. 당연하게도 슬픔을 느낄 때 숙고형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우울증 증상을 더 많이 드러낸다는 점을 밝혀낸 연구 결과들이 있다. 뭔가를 자꾸 생각하면 반복적인 생각의 고리에 갇힌다. 뭔가를 거듭 생각하는 행위는 만성적인, 또는 지속적인 우울증의 전조 증상이다.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하는 명상법

1. 호흡 알아차리기 : 당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이 달아나면 제자리로 데려오라.

2. 자비 : 당신이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었던 순간을 생각하라. 그때의 기분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음속으로 모든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 당신이 선택한 짤막한 문구들을 반복적으로 암송한다. 예를 들면 이렇게.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모두가 건강하기를, 아무도 해를 입지 않기를.

3. 선택하지 않은 알아차림 : 당신이 알아차리게 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라. 생각이든, 감정이든, 육체적 자극이든 다 좋다. 다른 무언가 당신의 의식에 들어올 때까지는 그것을 따라가라. 어떤 식으로도 그것을 붙잡거나 바꾸려고 하지 말라. 다른 뭔가가 당신의 의식에 들어온다면, 그게 또 지나가고 다른 것이 들어올 때까지 계속 주의를 기울인다.

사로잡히지 않은 상태

사람들이 집중할 때(명상을 하는 경우) 후측대상피질의 활동이 감소했으며 산만해지거나 딴생각을 할 때는 활동이 증가했다.

통제란 자신의 경험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뜻한다. 피험자들이 '통제'활동을 하는 동안 후측대상피질의 활동은 증가 했다. 또 하나의 항목인 '애쓰지 않음'을 경험할 때 피험자들의 후측대상피질 활동은 감소했다. 이 사실들을 종합한 데이터는 주관적 경험의 상태와 후측대상피질 활동의 관계를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사물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우리가 그 사물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이다. 엄밀히 말해서, 만일 어떤 상황(또는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싶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뭔가를 열심히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그 대상과 함께 춤추는 듯한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애를 쓰거나 힘들게 노력하지 않고 대상과 함께 상황의 전개를 따라간다. 우리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 순간순간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차리는 상태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사실들이 정리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휫필드-가브리엘 박사에게 연락해서 우리의 데이터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부탁했다. 명상 숙련자들이 초보자들에 비해 딴생각에 덜 사로 잡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는 견제에 가브리엘리 박사도 동의했다.

명상가들은 자신의 경험들을 알아차리고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스스로를 훈련한다. 사고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그것에 휘말리지 않는다. 후측대상피질은 '보상에 의한 학습'이라는 방법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경험을 연결해 준다. 우리는 정신적, 육체적 수축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고 있다거나 '우리'가 뭔가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러한 연결로써 자신의 생각 또는 감정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다. 우리는 특정한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기를 거듭하다가, 나중에는 그 안경이 보여주는 풍경 그 자체를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한다. 자아가 있어서 문제라는 얘기는 아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되새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극단적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어떤 일(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이 벌어질 때 그것에 휘둘리는 것이다. 몽상에 빠져들거나, 반복적인 사고 패턴에 갇히거나, 욕망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육체와 정신의 일부가 수축하고, 좁아지고, 줄어들고, 닫히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이 흥분이든 공포든 간에 우리는 그것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모든 사람들이 위의 내용을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나만 봐더라도 이러한 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마음은 불구덩이에 빠져 있었다. 어떤 생각에 잠기거나 몽상하거나 하는 습관들이 내 일과를 망치는 버릇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행동이나 생각, 결과가 달랐을 것이다. 이 원리를 깨닫는 순간 머릿속에 땡 울린다고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가. 정말 그런 경험을 했다. 과거에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