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크레이빙 마인드] 착각에 빠져 드는 사람들, 현재에 머무르기

boram2150 2024. 6. 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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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에 빠져드는 사람들

최신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거나 가장 좋아하는 맛에 푹 빠져들 때, 우리는 진화 과정 중에 보존된 학습법의 하나를 체험하는 셈이다. 과학이 밝혀낸 이 학습법은 수없이 많은 종에게 공통된 것으로 '보상에 의한 학습'이라 불린다. 그 역사는 인류가 가장 원시적인 신경계를 가지고 있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상에 의한 학습은 대강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된다. 맛있어 보이는 어떤 음식을 본다. 우리의 뇌가 말한다. "칼로리!, 생존!" 그러면 우리는 그 음식을 먹는다. 맛이 좋다. 특히 설탕을 섭취할 때 우리의 몸은 뇌에 신호를 보낸다. "지금 먹고 있는 걸 기억해.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기억하고." 우리는 경험과 장소에 의존해서 이 기억을 저장한다.(전문용어로는 맥락 의존적 기억) 그런 뒤, 다음번에도 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 음식을 본다. 먹는다. 기분이 좋다. 그러면 다시 한번. 계기, 행동, 보상.

얼마 뒤 우리의 창의적인 뇌는 이렇게 말한다. "어이! 음식 있는 장소를 기억하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다음번에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뭔가 맛있는 걸 먹어보지 그래? 그럼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 우리는 멋진 아이디어를 제공한 뇌에 감사하면서 그런 시도를 해보고,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아이스크림 또는 초콜릿을 먹으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금방 습득한다. 이것은 계기만 다를 뿐 동일한 학습 과정이다. 우리의 배 속에서 오는 공복의 신호 대신 감정의 신호(지금 슬프다)가 계기로 작용해 음식을 먹게 만드는 것이다.

나중에는 심한 스트레스가 계기로 작용해 단것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라고 재촉한다. 뇌의 메커니즘은 동일한데 과거의 인류는 그것으로 생존 기술을 학습한 반면, 지금의 우리는 나쁜 습관을 형성해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 

나는 쇼핑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문접수를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중독이 되었고 주문건수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심한 우울증이 찾아 왔다. 처음에는 왜 기분이 나쁜지도 몰라 더욱 상태가 악화되었다. 시간이 지나 '내가 너무 의식하고 있구나'에 다 달았고 이 책(크레이빙 마인드)을 통해서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병적으로 집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남편 하고도 밥을 먹는 와중에도, TV를 보는 중에도, 심지어 대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말이다. 그래서 마음이 괴로웠던 것이다. 물론 반대로 주문건수가 잘 들어오면 정말 날아갈 듯이 기뻤다.

이 책 후반에도 나오지만 명상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 머물고 있는 나, 미래의 머물고 있는 나를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나의 생각을 의식하는 것. 제대로 바라보기만 해도 현재에 머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그런 일들을 노력 중이다. 실제로 깜짝 깜짝 놀란다. 내 생각이, 내 자아가 현재가 아닌 과거에 또는 미래에 머무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다.!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결과에는 초연해지기. 마음 비우기. 하루하루 목표한 계획들을 실천해 나가며, 즐겁게 사는 것이 요즘의 생활이다.

나는 똑똑해. 착각에 빠져 사는 사람들

머릿속에 특정한 줄거리를 만들어놓는 일은 그 자체로 보상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시각에 중독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럴 때 사고의 유연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가 없는 터이다. 우리는 스스로 제작하는 영화의 빛나는 주인공이 되고, 우주의 중심이 된다. 이렇게 자신에게 몰입하면 언젠가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기 마련이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 이를테면 정치인들에 대해 우리 개개인 또는 우리 모두가 편향된 시각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역사를 돌아보건대 이런 과정은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카리스마 있는 인물들이 세계적인 지도자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나를 우주의 중심으로 만드는 이 과정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영국 출생의 미국인 철학자로서 동양철학 전문가인 앨런 와츠가 제시한 '자아'에 대한 설명에서 단서를 찾아보자. "자아란 누군가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와츠는 주관적 편견이 형성되고 강화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특정한 조명 아래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나중에는 그 이미지가 하나의 고정된 풍경이자 믿음으로 바뀐다. 이런 믿음은 결코 진공상태에서 마법처럼 생겨나지 않는다. 믿음은 반복을 통해 형성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된다. 예컨대 20대 시절 우리는 스스로가 지금 어떤 사람이며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관념을 가지기 시작하고, 우리의 자아 관념을 대체로 지지하는 사람들과 상황들에 둘러싸여 지낸다. 10~20년이 더 흐른 뒤에는 직장과 가정에서 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40대에 이르면 전문적인 일을 하거나, 인생의 동반자가 있거나, 자산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을 이룬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자아 관념은 점점 굳어진다.

시간이 흘러도 항상 똑같은 결과를 얻으면 우리는 시물레이션에 익숙해지고, 그 강화의 과정은 우리의 습관으로 굳어진다.

1990년대에 진행한 일련의 실험에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신경과학 교수인 볼프람 슐츠는 이런 방식의 강화 학습과 습관 형성이 도파민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원숭이 뇌 속 보상 중추의 활동을 기록했다. 원숭이들이 뭔가를 학습하는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주스를 보상으로 주었는데, 학습 초기에는 도파민 뉴런의 활동 빈도가 증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활동 빈도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규칙적이고 습관적인 발화 상태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칭찬을 받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 분출을 통해 우리 자신이 똑똑하다는 명제를 학습하지만, 부모님이 예를 들어 100번째로 "전 과목 A를 받았네. 잘했다!"라고 말을 한다면 더 이상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한다. 이미 그 칭찬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습관의 패턴에 불과한 것으로 전략한다. '나는 똑똑한 사람이야'와 같은 자아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보상과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 우리는 이 과정이 다른 주관적 편견들의 영향을 받는지 아닌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여기서 주관적 편견이란 우리가 날마다 지니고 다니는 개인적 특징과 성격으로, 이는 우리의 자아 관념을 토대로 하며 우리의 세계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 자신에 대한 습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