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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 감정 설득, 구매 유발 버튼, 스토리텔링

boram2150 2024. 6. 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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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욕구의 집약체

제품, 서비스, 브랜드가 전달하는 긍정적 감정의 강도에 따라 뇌는 해당 제품, 서비스, 브랜드의 가치를 판단하고, 소비자는 구매를 위해 돈 쓸 준비를 한다. 심지어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소비를 할 때도 뇌가 보내는 감정 신호를 외면할 수 없다. 돈이 왜 그렇게 매력적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가진 소망 대부분을 돈으로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새차를 살 수도 있으며, 노후를 더 편안하게 보낼 수도 있다. 이 모든 소망과 목표는 분명 감정에서 출발한다.

돈은 가치를 일반화, 물질화한 상징이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돈은 미래를 위한 선택지로서 호주머니 속에 집약된 욕구와 같고, 돈이 많아지면 미래의 대안은 더욱 다양해진다. 이런 점에서 돈은 소망을 충족시키는 조커와 비슷하다. 뇌는 돈이 가진 일반적인 감정적 가치와 상품(제품)에 담긴 구체적인 감정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간단한 논리를 따른다. 상품이 주는 감정이 약하면 상품보다 더 가치있다고 여겨진 돈은 지갑에 머무를 것이고, 상품이 뇌의 감정 시스템을 활성화해서 상품의 가치가 돈보다 올라가면 지갑이 열릴 것이다.

돈의 효과는 뇌 영상에서도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경품에 당첨되거나 인기 상품을 보면 보상 회로의 중심부에서 쾌락의 중추 역할을 하는 측좌핵이 밝게 빛난다. 반면 내기에서 돈을 잃거나 인기 상품의 가격을 보면 뇌섬엽이 활성화된다. 뇌섬엽은 치통을 느낄 때도 활발해진다. 즉, 돈을 잃는 것은 뇌에 극도로 고통스럽고 불쾌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돈을 지불할 때 느끼는 고통을 사라지게 하려면 고통을 잊을 만큼 긍정적인 감정이 커야만 한다.

수천 개의 작은 구매 유발 버튼

"어떻게 하면 F1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흔히들 '운전을 잘해야 한다'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것으로 충분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운전을 잘하는 선수는 많다.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출중한 운전 실력 외에도 레이싱카와 트랙의 세세한 사항까지 이해해야 하며, 타이어 교환이나 정비를 하기 위해 피트에 정확히 차를 정지하는 과정을 숙지하고 개선하려 노력해야 한다. 하나의 작은 세부 사항으로는 경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없지만 수천 가지 세부 사항을 꾸준히 개선하고 조금씩 향상하면 결국 우승자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작은 개선이라도 수천 번 반복하면 놀라울 정도로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강화 마케팅도 이원리를 따라 고객의 뇌의 숨어 있는 수천 개의 작은 구매 유발 버튼을 꾸준히 누르는 방식을 지향한다.

고객의 뇌에서 큰 구매 유발 버튼을 찾으려는 사람은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성공을 위한 마법 주문'이 담긴 특별한 참고서가 아니라 판매와 고객 유치에 있어 세계챔피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훈련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경쟁 상황에서는 이러한 훈련이 대부분 보이지 않는다.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여 감정적 주요 동기 구조를 강화하거나 확장하면 감정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이 필요하거나 감정적 이점 때문만은 아니다. 소비자에게는 제품이 가지는 사회적 소통의 매개체 역할도 중요하다. 특정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사회적 상징 기능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사연을 좋아하는 고객의 뇌를 자극하라

신화와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신화나 이야기가 없는 종교는 허무하고 무의미하다. 서양 소비자들은 종교에서뿐만 아니라 소비 생활에서도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철학자 발터 메냐민의 말을 인용하자면 소비는 이미 '대체 종교'가 되었다. 다시 말해 제품은 '의미 부여자'이며 '의미 전달자'역할을 한다. 우리의 뇌, 특히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는 우리 일상 속 개인적 경험과 문화적 유산의 이미지 및 이야기를 현재의 경험 또는 체험과 연결하여 전체적인 의미를 만들려고 시도한다.

인간의 대뇌는 고도로 발달하여 다른 포유류에 비해 복잡한 사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간 개념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역사라고 하는 것은 시간 순서대로 정렬하고 연도로 표시한 시간을 의미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역사가 끊기는 순간이 있다. 더 이상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화가 시작된다. 신화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설명하며 어느 정도의 진실성을 갖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상상력과 허구에서 출발한다. 신화 다음으로 구전 동화가 등장한다. 진실이 아니라는 거를 알면서도 흥미롭게 듣는다.

실제 역사든 신화든 구전 동화든 감정을 자극할 때 우리는 관심을 갖는다. 좋은 이야기는 감정을 자극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원형 이미지를 활성화한다. 천국이나 지옥, 낙원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신화 속 주인공들은 인간의 깊은 심리를 반영하여 악당이나 선한 영웅,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나타나며, 때로는 억압받는 사람, 때로는 마침내 빛나는 승리를 거두는 역할로 등장한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은 감정적인 신화의 전형적이 역할을 담당한다.

제품과 브랜드에 관한 크고 작은 이야기는 감정 강화 전략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야기는 제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는 가치를 창출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제품의 판매 가격을 30%에서 3만%까지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제품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진실일 때도 있고, 꾸며진 이야기일 때도 있고, 때로는 순전히 거짓일 때도 있다. 거짓이라 하더라도 좋은 이야기가 제품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